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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회고 / 2023 상반기

올해 초 회고를 작성하면서 반년회고를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그 반년이 되었다.

반년회고를 하겠다고 미래의 나에게 떠맡겼던 무책임한 나...

시작해 보겠다.

다양한 기술 도입 시도 및 인프라 개선(feat. 토이프로젝트...)

[인프라 개선]

작년에 입사한 프론트 개발자의 온보딩이 안정적으로 완료되면서 이전보다 개발팀에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1인 체제에서 안정적인 2인 체제로!)

그래서 이번 상반기에는 인프라적으로 다양한 시도와 개선을 해볼 수 있었다.

백엔드는 kotlin으로 마이그레이션도 했고 배포 인프라도 AWS Elastic Beanstalk를 적용해 보았다.

프론트는 yarn berry로 배포 시간도 단축하고 yarn workspace로 중복된 코드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이렇게 결과만 말하니 간단해 보이는데 사실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특히 프론트 인프라 개선에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node 버전 이슈나 기타 여러 가지 설정등으로 발생하는 에러를 처리하는데 시간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많은 소모가 있었다.

 

이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약 docker로 되어 있었다면 덜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설은 검증해 보는 게 인지상정! 그래서 이후 계획은 프론트에 docker를 적용해서 배포 인프라를 개선해 보는 것이다.

docker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터라 겸사겸사 시도해보려고 한다.

 

[토이 프로젝트]

결론부터 말하면 토이프로젝트를 안 하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서비스 운영 단계까지 가는 프로젝트를 안 하게 되었다.

 

어떤 기술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시작된 토이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잘 진행되는 듯 보인다.

새로운 기술에 대해 공부하면서 적용도 해보고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핵심이 되는 기능들을 구현할 때면 재미가 있다.

 

그러나 이내 세부 비즈니스 로직을 구현하는 단계가 오면 완벽주의자병이 도진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력도 없고 스스로 하고 싶어서 공부 겸 겸사겸사하는 토이 프로젝트 특성상 가능하면 완벽한 코드, 완벽한 정책을 가져가고 싶어졌다.

고심하게 되고 특이점을 넘으면 스트레스가 되었다.

스트레스는 프로젝트의 진행도를 더디게 만들었고, 그렇게 흐지부지된 프로젝트가 참 많았다.

 

이런 과정이 일종의 실패로 느껴졌고, 그 속에서 조금 지친 것 같다.

차라리 이런 리소스를 회사 일하는데 쏟고 싶었다.

정책도 함께 논의해서 개선해 나가고 회사 코드로 개발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차라리 더 재미있다.

이번에도 그랬듯이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도입하고 개선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있어서인지 더욱 그랬다.

 

그래서 일단은 토이 프로젝트에 대한 압박은 내려놓고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슬럼프, 그리고 개선

[슬럼프인가...?]

증상은 3,4개월 전부터 시작되었다...!(쓸데없이 비장)

예전에는 아침에 눈이 떠지면 빨리 출근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바로바로 일어났다면 최근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고 일하는 게 그닥 재미가 없었다. 무언가 권태롭게 느껴졌다.

소위말하는 3년차 직장인의 슬럼프인가 싶었다.

 

[그게 문제가 아닐지도...?]

그러다가 오래전부터 회사에서 함께했던 책임님 한 명과 1:1 미팅을 했었다.

서로의 요즘 고민과 생각을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책임님도 일이 권태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3년차 직장인의 슬럼프 같지는 않았다.

대표님과도 1on1미팅을 하는데 회사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우리 안에 찜찜하게 숨어있던 문제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원인은 not 애자일...!]

원인은 애자일하지 못함이었다.

많은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예전부터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1. 어떠한 문제를 인지하면
2. 정확한 문제가 무엇인지 토론하며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다.
3.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 개선할 수 있을지 논의한다.
4. 빠르게 실행해 보고 경과를 지켜본 다음 다시 1번으로 돌아가 반복한다.

 

그런데 최근 회사가 Tips에 선정이 되었는데 이 사건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Tips같은 국가지원사업에 선정이 되면 해당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던 아이템(이하 Tips 아이템)을 기간 안에 완성해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Tips의 기간은 2년~3년 정도인데 이 기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Tips아이템은 개발 규모가 꽤 크다.

 

작은 아이템들이 모여 Tips아이템을 이룬다.

일의 우선순위는 '어차피' 그리고 '반드시' 하긴 해야 하는 작은 아이템에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폭포수 모델처럼 기획하고 밀린 숙제하듯이 기능을 찍어냈다.

Tips아이템이 완성된다면 고객의 pain point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주겠지만 그것을 이루는 작은 아이템들은 당장 고객이 겪는 문제와는 관련이 적은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던 우리의 방식에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무언가 새로운 기능은 추가되고 있었지만 우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문제를 발견하고 효율적으로 빠르게 개선하는 과정이 재미있는 사람들에게 일이 재미가 없어졌다.

 

[점검과 개선]

그래서 대표님을 비롯해서 주요 멤버들이 모여 현재 회사가 가는 방향에 대해 점검해 봤다.

Tips 개발 때문에 고객의 니즈나 문제에 우리가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다.

현재 우리와 고객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이 Tips 개발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서 일단은 현재를 점검하고 우선순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팅을 2주마다 해보기로 했고, 현재의 우선순위도 Tips아이템에서 상황에 맞는 문제해결로 옮겨졌다.

차차 더 개선해 나가겠지만 이전보다 일하는데 동기부여도 되고 눈앞에 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하면서 빠르게 피드백을 받으니 재미도 있었다.

한번 더 우리 안에 문제해결 DNA를 점검하고 깨우는 시간이었다.

마치며...

회고를 쓰면서 이전에 내가 썼던 회고들도 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서 지난 회고들을 보니 감회도 새롭고 그때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감정도 느껴지면서 재미가 있었다.

 

6개월 전 다짐 때문에 억지억지했지만 덕분에 이렇게 나중에 또다시 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어 보람도 있었다.

그러면 다음 회고는 6개월 뒤 미래의 나에게...!😈😈

 

**6개월이 되기 전에 숙제

- Beanstalk 배포환경에 관한 블로그 글쓰기(참고할 글들이 많이 없거나 여기저기 산개해 있어서 불편했는데, 한 곳에서 잘 정리해 두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 코루틴 공부해서 적용하기

- docker도 공부한 내용 정리 블로그 글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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